더 글로리 파트2는 파트1에서 부터 이어진 떡밥을 완벽하게 회수했는데
스쳐지나가는 장면에 숨겨진 연출과 회수된 더 글로리 파트1의 떡밥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더 글로리 파트2 결말 해석, 신이 개입하는 장면들과 감독의 숨겨진 의도를 심층깊게 알아보자.
더 글로리 파트2 결말 해석
주여정의 복수를 위해 지산 교도소 앞에 서자, 머리 위로 생기는 먹구름
그리고 먹구름 아래에서 서로 사랑한다며,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구름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 신
- 지속되는 관계
먼저 신과 관련한 해석임. 먹구름이 끼는 연출은 부동산 할머니가 등장할 때도 나왔는데
더 글로리에서 부동산 할머니 말을 통해 신은 하늘로 비유된다.
그렇다고 혼자서 온갖 짐을 다 지진 말아요
부동산 할머니
하늘도 가끔 실수를 하실테니까
그래서 더 글로리 엔딩장면에 나오는 먹구름이 신의 존재를 비유적으로 보여주며
동은이와 여정이의 허물을 가려주기 위한 신의 실수라고 해석했다.
즉, 신이 모든것을 보지못한 것이 실수라면 문동은과 주여정이 강영천에게 할 복수를 가려주기 위해
일부러 실수를 하는 의미로 해석이 됐다. 혹은 신을 대신해 벌을 내리는 느낌도 있음.
더 글로리에서의 신은 주로 날씨로 시각화 된다. 윤소희가 죽던 날 결정적 증거로 남은 라이터는
눈이 내려 연진이 눈에 잘 보이지 않았고, 손명오의 시체가 유기되지 않았던 이유도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
마지막으로 홍영애가 강현남의 남편을 살해하던 것도 비가 많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가 신을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싸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더 글로리는 한국 사회에서 주류인 모든 종교가 등장함.
무당을 믿고 있는 박연진 일가, 아버지가 목사인 이사라, 그리고 절에 다니는 혜정이까지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동은이는 신이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생각해 무신론자가 된 동은이
사실상 모든 신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연진 일가가 믿던 무당은 굿판을 벌이다 벌전을 받았다.
그리고 십자가 앞에서 약을 하다 사진 찍힌 이사라 역시 벌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의 교리대로 말하자면 신의 미리 경고한 선악과를 에덴동산 뱀의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자유의지로 먹은 죄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손명오는 뱀을 상진한 문신이 다리에 있음.
그리고 동은은 주여정의 복수를 도와줄 사람을 절에서 만난다. 바로 강현천을 이감시키는 것
즉, 모든 신은 문동은의 복수를 도와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글로리에서의 신은 특정 종교의 신은
분명 아니다.
두 번째는 동은이의 복수처럼 여정이의 복수도 쉽지 않겠지만 이 둘의 관계는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마지막에 지산 교도소를 걸어가는 두 사람의 구도를 보면 결혼식장이 연상된다.
이 둘의 두 번째 만남에서 쓰인 BGM 결혼행진곡을 마지막 엔딩에 입히면 아주 딱임.
병원에서 손 잡고 있을 때 나온 결혼행진곡은 이 엔딩장면을 위한 떡밥이었나 싶음.
더 글로리 드라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동은이와 여정이의 로맨스가 계속 나오던 이유도
복수를 끝내고 둘의 삶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은이는 복수를 끝내자마자 주변을 정리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감하려고 했다.
그런데 주여정이 문동은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살이 돋게 만들어주고 평범한 저녁의 행복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녀가 주여정을 도와 새로운 복수를 시작한 것은 복수를 통해 겨우 미래가 생긴 그녀가
사랑이란걸 깨닫고 주여정도 구원하려는 것이다.
환일 의미
더 글로리 파트2 9화에서 박연진의 기상 방송에 등장한 단어 ‘환일’
뜻은 가짜 해를 의미하는데 박연진이 자주 말한 ‘백야’와 연관 됐다고 해석함.
그동안 백야라고 생각한 연진이의 백야 속 태양은 가짜라고 말이다.
환일이 끝나면 사라질 가짜 태양처럼 박연진의 백야 또한 언제가는 사라질 가짜였으며,
그런 백야 속에 있던, 박연진이 정말 믿던 엄마의 모성마저 가짜였던 것을 파트2 시작부터
암시하고 있던거 아닌가 싶다.
또 손명오가 혜정이에게 러시아로 떠나자 할 때 백야의 러시아라고 말하는데
이는 명오가 평소 친구들에게 무시 받아 생긴 열등감과 위로 올라가길 바라는 혜정이 때문이다.
더 글로리 파트1에서 박연진의 자신의 삶이 백야와도 같은 삶이었다고 하는데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삶이 윗 계급이 있다면 반대로 긴 밤인 극야의 삶이 있다.
동은이가 대표적인 극야의 삶이었음.
그리고 손명오 역시 가진게 없어 본인은 극야의 삶이었다고 생각해서 백야의 러시아라고 말한 것이다.
환일 현상은 공기 속에 뜬 미세한 얼음 결정에 의해 태양 빛이 반사 굴절할 때 생기는 현상인데
여기서 ‘미세한 얼음 결정’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문동은을 대표하는 상징이 바로 눈이기 때문이다.
눈도 미세한 얼음 결정임. 그리고 이걸 환일 현상에 대입해좌. 문동은 (미세한 얼음결정)으로 인해 생긴
태양처럼 보이는 현상 환일.
홍영애 & 박연진
박연진 엄마 홍영애는 딸에게 이름에 ‘ㅇ’이 들어간 사람은 살이 끼니가 피하라고 했는데
더 글로리에서 나오는 인물의 이름에는 전재준과 이사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ㅇ’이 들어간다.
그리고 박연진 엄마의 이름 홍영애는 파트2에서 밝혀졌는데, ‘ㅇ’이 아주 많다.
이는 연진이가 가장 피해야 할 인물이 바로 엄마였단걸 알리는 뜻 같음.
박연진이 살인자가 되게끔 만든 장본인 또한 바로 엄마의 교육이니 말이다.
연화당 보살
강현남이 보살을 찾아가 윤소희의 사주를 물어봤는데 산 사람인지 죽은 사람인지
모를만큼 신기가 떨어졌으나 연진이에게 ‘ㅇ’이 들어간 이름을 피하라한걸 보면
그저 사기만 치는 무당이 아니라 신기가 있는건 확실하다.
그리고 홍영애가 신영준을 위해 해주던 액막이가 없어지자 망치로 뚝배기가 터지는
신영준을 봐도 더 글로리에서의 샤머니즘은 영향이 크다.
굿판을 벌일 때 홍영애 얼굴에 떨어지는 부적은 ‘서방경신 백호신장’인데
서쪽을 다스리는 백호라는 뜻이다. 백호는 귀신과 악한 기운을 멸하는 존재임.
이런 부적이 연화당 보살에게 벌전이 내려지는 타이밍에 맞춰 얼굴에 떨어진 건
악이라고 볼 수 있는 홍영애에게 벌이 있을거란걸 암시하는 연출이다.
그리고 동은이가 무당에게 연진이와 소희의 과거 이야기를 해서 판을 짠 것 아닌가 싶었는데
옷을 벗어줄지 물어보는 건 너무 디테일 했다. 동은이는 알 수 없었던 연진이와 소희만의 대화였음.
학폭 영상을 보고 그런거 아니냐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시간상 영상 공개 전에 굿판이 먼저 벌어졌다.
즉, 동은이가 짠 판은 맞으나 굿을 벌이는 도중에 소희가 정말 빙의된 것이 맞음.
신의 의지를 꺠닫지 못하고 천기를 거스를 때, 신의 노여움이 벌이 되어 떨어지는 걸
벌전이라고 하는데 무당이 지금까지 벌여온 짓을 생각하면 이상하지도 않다.
더 글로리가 주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바로 권선징악이니 말이다.
동은이는 코인세탁소에 두 번의 연락을 받는다.
먼저 손명오의 연락, 그리고 경란이의 문자다.
손명오와 통화 할때는 세탁기에 숫자 3, 5과 보이는데 경란이의 연락을 받을 때는 숫자 4가 보인다.
이 뜻은 동은이가 속해있는 피해자 연대의 숫자 3 그리고 가해자 연대의 숫자 5를 의미함.
손명오와 전화 할 때는 경란이가 아직 누구 편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동운, 주여정, 강현남을 의미한 숫자 3, 그리고 숫자 5는
- 박연진
- 최혜정
- 이사라
- 전재준
- 손명오
복수해야 할 5명을 뜻한다. 주여정과 같이 세탁소에 있을 때도 세탁이네느 여전히 숫자 3이 보였는데,
경란이가 동은이의 피해자 연대에 함께하자마자 보이는 세탁기의 숫자가 4로 변했다.
그리고 손명오가 죽은 가해자 연대 또한 4명으로 숫자 4에 의미가 있어짐.
하도영 삼각김밥
하도영이 혼자서 삼각김밥을 먹는 장면을 굳이 보여준 것은 하도영이 가진 가치관의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장면이라고 본다.
최혜정은 하도영을 나이스한 개ㅅㄲ로 표현했다. 사람들 위에 있는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자세히 들여다봐야 개ㅅㄲ라고 한 것인데 하도영은 박연진의 실체를 알고도 떠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 이성적인 선택에 따랐을 뿐임.
박연진과의 이혼은 본인한테 손해가 올 거라는 계산, 예솔이 자기 딸이 아니라는걸 알았는데도
이것으론 박연진과의 헤어질 이유가 되지 못했음.
학폭, 볼륜, 친자가 아닌데도 이걸 품어볼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하도영도 참을 수 없는 선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살인이다.
박연진이 아무리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할 지라도 살인은 선을 넘음.
박연진과의 결별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하도영은 사람 목숨에 관련해서는
납득할 수 없는 가치관을 가졌었다.
그런데 이런 하도영이 박연진에게 가족들에게 사과하라고 기회를 한번 더 줬었음.
살인마저 박연진이 진심으로 사과하면 헤어지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여정이와 바둑을 두었을 때도 복수로 취할 이득보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매달리는 게
손해일거라고 여기서도 손익을 따지는 모습이 하도영의 가치관을 아주 잘 보여줬음.
하도영이 삼각김밥을 먹은 장면은 박연진에게 이혼 서류를 받고 나온 시점이었는데
이 장면 바로 전에 나온 것이 전재준이 레미콘 트럭이 처박힌 사건이다.
그리고 전재준이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건 한참 뒤지만, 교통사고가 난 그 날에 일어난 일임.
예솔이와 출국하는 하도영이 전재준을 끝냈을 때 맨 넥타이를 착용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즉, 삼각김밥을 먹고 있는 날은 하도영이 전재준을 보낸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고 보면 됨.
하도영은 원래 복수나 목숨을 헤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기 손으로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음. 마치 동은이의 복수 방식처럼 말이다.
하도영이 동은이처럼 삼각김밥을 먹는 장면은 영국으로 떠나기 전 단순 동은이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하도영의 가치관이 동은이와 닮아간다는 연출로 보면 될 거다.